[상품기획자의 일] 제품과 상품의 차이 그리고 가격
상품기획자의 일이라는 글을 쓰는 이유는 긴 시간 동안 기술 기반 제조업 상품기획 일을 해오면서 느꼈던 한 가지 사실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마케팅 영역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분야이며 심지어 상품기획 업무가 개발이나 연구소의 영역으로 편입되어 있는 조직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영역이 그렇습니다). 조직이 어느 곳에 속해 있든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고 마케팅 4P의 가장 처음 언급되는 것이 Product 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상품기획자로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두 가지
1. 상품과 제품의 차이가 뭔가요? (주로 상품기획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2. 이 상품, 컨셉한 대로 나왔나요? (주로 상품기획을 아는 사람들로부터)
제품과 상품은 일반적으로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용어이고 다른 의미입니다. 둘 사이에는 약간의 교집합의 영역이 있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제품: 원료를 써서 물건을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들어낸 물품
제품이 갖고 있는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습니다. 제품을 이야기 할 때는 흔히 소재(재료)가 무엇인가, 견고한가, 오래 쓸 수 있는 것인가 등의 비유로써 활용되며 한 마디로 가공된 물품을 말할 수 있습니다. 제품은 말 그대로 물품으로 전형적인 inside-out 사고로 쓰여지는 용어입니다.
상품: 사고파는 물품, 장사로 파는 물건, 매매를 목적으로 한 유형, 무형의 재화
상품은 이와 같이 이미 가공된 '제품'을 의미하는 것과는 다르게 '서로 거래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둡니다. 거래가 잘 되는 것인가, 요즘 유행하는 것인가, 유명한 메이커인가 등을 고려하는 것을 더욱 고려하는 것이 '상품'입니다. 소비자가 구입을 하고자 하는 데에 있어서의 매력을 느끼고, 그 가치를 얻게 되는 모든 유·무형의 재화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상품은 사고 파는 물품으로 상대적으로outside in 사고로 쓰여지는 용어입니다.
제품은 원재료에 대해서 가공, 변형, 부가, 삭제 등의 제조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보통은 유형의 물건을 의미하지만, 그것을 반대급부인 돈을 내고 시장이나 고객이 찾지 않는다면, 상품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상품은 사고파는 물품 중에서 제조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제품이라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대체로 무형의 상품 중에 서비스는 제품에서 배제합니다).
제품과 상품 간의 이와 같은 의미 차이 때문에 흔히 혼용되는 제품개발과 상품개발 또한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 기획은 말 그대로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만, 상품 기획은 제품 (무형의 물품인 서비스 기획)과 함께 고객 개발이 이루어져야만 완성됩니다.
상품기획 = (제품 기획 +서비스 기획) + 고객 개발
많은 사람들의 오류 중 하나가 제품을 잘 개발하게 되면 그 제품이 상품이 되어 스스로(?)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제품 개발만 하고, 고객 개발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역량과 자원을 소모하여 제품을 만들었으나,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기도합니다.
대기업은 고유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에 의거해 상품기획 부서가 존재합니다. 상품기획 부서는 시장에서 고객들의 의견이나 트렌드를 습득하여 상품의 컨셉을 기획하는 조직입니다.
즉 ‘시장이 원하는 것’을 기획하여 컨셉화하는 팀. 상품기획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팔릴 만한 물건, 시장에서 소구될만한 물건,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팔릴 만한 물건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에 ‘소비자가 지불할 만한’ 가치 즉 가격을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은 고정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고 그렇기에 원가 산정에 대한 이슈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원가라는 것이 고정비에 영향을 크게 받다 보니 물량에 대한 변화에 따라 손익이 마구 춤추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조업에서의 상품기획은 사용자나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을 하게 되지만, 제품기획 단계에서는 구현 가능성 및 부품 등 원가 산정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을 해야합니다. 외관 디자인을 조금만 변경하거나 재질을 바꾸거나 부품의 수급 문제가 있더라도 원가가 꽤 낮아질 수도 또는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품기획을 할 떄, 소비자 조사 등을 통해 어떤 가격대의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지 그리고 어디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유통 마진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도 파악을 해야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상품기획과 제품기획이 끝났을 때 우리 제품의 시장경쟁력 확보와 판로 개척이 가능합니다.
다 만든 뒤 해당 제품을 팔아야한다고 이야기 하는 상품기획자와 이야기를 해보면 최초에 점검했어야 할 일들을 누락하고 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만들기만 하면 팔리지 않고 잘 만들어야 팔리는 시대라고 하지만 시장에는 없는 상품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소비자 조사, 원가 계산, 시장 조사는 필수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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